7년전 영화관에서 13번을 본 영화이다.
그때 틈만나면 둘째언니가 왕의남자를 보러가자고 했었는데
난 매번 좋다고 응하곤 했다.
두달 사이에 영화관에서 13번을 본듯하다.
나중에는 대사가 저절로 외워질 정도로..^^
사실 난 영화를 처음봤을때 장생과 공길과의 인연을 많이 생각했던듯 하다.
나 여기있고 너 거기있지.. 영화에서 나오는 대사처럼 두사람은
마치 한길을 걸어온 사람들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줄곧 영화를 보면서도 공길의 연산에 대한 감정이
어떤것인지를 몰라 갸우뚱하기도 했다.
연산은 신하들에게 깊은 신뢰를 얻지 못한다.
연산군 또한 자신의 어머니를 폐위시킨 사람들에게 깊은 원한이 있다.
누구도 그를 다독이는 사람은 없다.
다만 곁에 남아주는 녹수만이 있을뿐이다.
그런 그에게 공길은 새로운 사랑이였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억눌린 슬픔을 대변해주며 마음의 빗장을 풀어준 사람..
공길은 그런 그에게 어떤 감정을 줬던것일까?
사랑일까? 연민일까..
여러번 헷갈려했지만 방금 영화를 보고 나서야 알았다.
공길이 연산에게 품었던 감정은
모성은 아니지만
한 사람으로서 그 사람의 아픔을 품어주고 싶었던 마음.
가깝게 표현하자면 연민이 맞는것 같다.
난 지금도 장생이 눈이 멀어 줄을 탈때
한양에 와서는....와서는....
이 대사를 할때 가장 많이 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진실로 그 감정이 아프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왕이지만 왕으로 살수 없었던 연산
광대의 삶을 살지만 세상을 우롱하고 천하의 자유를 누리는 장생
왕과 광대의 만남이 아이러니하게 바뀌어져있다.
광대로 다시 태어난다면.. 만약 그렇다면
그들은 더 행복했을까..
그래도 신명나게 줄을 타는 그들의 마지막 모습이
이 대답을 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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